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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AI 이미지, 누구의 것인가요? — 저작권 논란의 시작점
요즘은 누구나 클릭 몇 번으로 고퀄리티의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죠. Midjourney, Adobe Firefly, DALL·E, Leonardo AI처럼 다양한 이미지 생성 AI 툴이 등장하면서, 디자이너는 물론 일반 사용자들도 멋진 이미지를 손쉽게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이미지가 과연 “누구의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우리는 잠시 멈춰서게 됩니다. 바로 AI 이미지의 저작권 문제 때문인데요.
기존 저작권 개념에서는 ‘인간이 창작한 것’에만 권리를 인정합니다. 즉, 사람이 직접 손으로 그리거나 디자인한 작업물에는 저작권이 자동으로 부여되는 것이죠. 그러나 AI는 사람이 직접 그리지 않고, 사람이 입력한 ‘프롬프트’를 기반으로 이미지를 생성합니다. 이때 생성된 이미지는 법적으로 ‘창작물’로 인정받기 어려워집니다. 많은 국가의 저작권법에서는 AI가 만든 이미지는 “인간의 창작물이 아니므로, 법적 보호 대상이 아니다”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미국 저작권청(USCO)에서도 Midjourney를 이용해 제작된 이미지에 대해 “저작권 등록이 불가능하다”고 공식 발표한 사례가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 논의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AI가 이미지를 만들 때 활용하는 ‘학습 데이터’도 문제가 되는데요. 대부분의 생성형 AI는 수많은 웹상의 이미지, 사진, 일러스트, 디자인 데이터를 학습하여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그런데 이 학습 데이터 안에 타인의 저작물이 포함되어 있다면, 생성된 이미지가 간접적으로라도 기존 저작물을 ‘참조’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 두고 일부 법조계에서는 “단순 학습이라도 저작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죠. 즉, AI가 만든 결과물이 누군가의 스타일을 모방하거나, 특정 캐릭터와 비슷한 이미지를 생성하게 되면 디자인권·저작권·상표권 침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입니다.
AI 이미지 저작권 이슈 총정리 2. 국가별 입장과 주요 플랫폼의 저작권 정책
AI 이미지 저작권 문제는 국가마다 다르게 해석되고 있어 더욱 혼란을 줍니다. 미국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AI 결과물에 대해 ‘저작권 부여 불가’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반면 영국이나 일부 EU 국가에서는 “컴퓨터가 생성한 저작물도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보호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사람의 개입 정도가 크거나, 창의성이 드러나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한국의 경우 아직 명확한 법적 기준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AI 단독 생성물은 저작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실제로 사용하는 Midjourney, Adobe Firefly, DALL·E, Leonardo AI 같은 플랫폼들은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을까요? 각 플랫폼의 정책은 조금씩 다릅니다. 예를 들어 Adobe Firefly는 Adobe Stock, Open License 등 라이선스가 명확한 데이터만을 학습 대상으로 사용하므로 비교적 안전한 편입니다. 사용자가 생성한 결과물은 상업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으며, Adobe의 신뢰성도 뒷받침되고 있죠. 반면 Midjourney는 학습 데이터에 대한 명확한 공개가 없고, 생성 이미지가 자동으로 갤러리에 공유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나만의 창작물’로 독점 사용하거나 권리를 주장하기가 어렵습니다.
DALL·E 역시 사용자에게 생성 이미지에 대한 사용권은 부여하지만, 법적 소유권은 인정하지 않는 구조입니다. 즉, 내가 만든 것이라 해도 저작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뜻이죠. 이런 플랫폼들의 정책을 잘 살펴보면, 결국 AI는 도구일 뿐이고, 법적 책임과 권리는 사용자에게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디즈니 스타일의 캐릭터를 만들어줘’라고 프롬프트를 입력하고 생성된 이미지를 판매했을 경우, 그 결과물이 디즈니의 상표권이나 캐릭터와 유사할 경우, 사용자 본인이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각 툴의 라이선스, 상업적 사용 가능 여부, 무료/유료 계정 차이, 생성물의 공개 여부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AI가 만들었으니 내가 만든 건 아니다’라는 생각은 법적으로 통하지 않으며, AI를 도구로 사용한 이상 창작자이자 책임자로 간주된다는 점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3. 스톡사이트·마켓플레이스에서의 사용 주의사항
그렇다면 우리가 AI로 만든 이미지를 스톡 이미지 플랫폼이나 디자인 마켓에 업로드하고 판매하는 것은 가능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가능합니다. 다만 플랫폼별로 반드시 지켜야 할 가이드라인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미리캔버스’는 AI 생성 이미지 업로드를 허용하고 있지만, 무작정 받아들이는 것은 아닙니다. 업로드 시 제작자가 직접 만든 것인지, 유사 이미지가 존재하는지, 저작권 침해 요소는 없는지를 검수하는 절차가 있습니다. 특히 상표나 유명 캐릭터가 포함된 이미지, 유명인의 얼굴을 묘사한 이미지, 실존 작가의 화풍을 모방한 이미지 등은 리젝(반려)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Adobe Stock은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합니다. AI 이미지 업로드 자체는 허용하지만, 반드시 <strong>“Generative AI” 카테고리로 분류</strong>되어야 하며, 생성 툴의 종류, 사용 프롬프트, 라이선스 정보 등을 함께 기입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미지가 지나치게 왜곡되거나, 손가락 개수 오류, 글자 왜곡 등 AI의 대표적인 오류가 포함되어 있을 경우 반려 사유가 됩니다. Shutterstock도 비슷한 정책을 적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생성형 AI 콘텐츠임을 명시하는 태그를 요구하는 추세입니다.
Etsy, 크몽 같은 마켓플레이스에서는 AI 콘텐츠에 대한 별도 정책은 아직 느슨한 편입니다. 다만 사용자가 AI 생성물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오해를 주거나, 저작권 논란이 발생할 경우 플랫폼에서 계정 정지 등의 제재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특히 Etsy는 자체 AI 감지 시스템을 통해 저작권 침해 의심 콘텐츠를 필터링하고 있기 때문에, AI 이미지를 상품으로 활용할 때는 더욱 꼼꼼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정리하자면, AI 이미지도 수익화는 가능하지만, 무조건 ‘자동 통과’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생성한 이미지가 독창적인지, 스타일이나 구조가 기존 저작물을 모방하지는 않았는지, 저작권이 명확한 요소(폰트, 캐릭터, 브랜드, 로고 등)가 포함되어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점검해야 하며, 문제가 되는 경우 언제든 리젝되거나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어야 합니다.
4. AI 이미지를 안전하게 활용하기 위한 크리에이터의 자세
AI 이미지 저작권 문제는 결국 우리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현재 법적으로 AI 이미지가 보호받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 이미지를 기반으로 얼마나 창의적이고 인간적인 기여를 더하느냐가 핵심이 되겠죠. 예를 들어 AI로 생성된 이미지를 단순히 그대로 사용하는 것보다, 이를 바탕으로 편집하거나 직접 벡터로 그려서 정제하고, 새로운 맥락 속에 재구성하는 등의 작업을 통해 나만의 창작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과정이 바로 ‘창작성’이며, 향후 저작권을 주장하거나 분쟁을 피하기 위한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생성 과정에서부터 리스크를 줄이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필요합니다. 유명 브랜드나 캐릭터 이름을 프롬프트에 입력하지 않기, 작가의 화풍이나 실존 인물의 이름을 그대로 쓰지 않기, 유명인의 얼굴을 합성하지 않기 등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AI 툴의 약관을 꼼꼼히 확인하고, 상업적 사용이 허용되는지 여부도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AI 이미지라는 사실을 투명하게 밝히는 것입니다. 소비자와 플랫폼에게 솔직하게 생성 방식을 공유하는 태도는, 오히려 신뢰를 높이는 효과도 함께 가져올 수 있습니다.
앞으로 AI 기술은 계속 진화할 것이고, 관련 법과 정책도 함께 변화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건 “도구가 아무리 발달해도, 책임은 사람에게 있다”는 사실입니다. AI를 단순한 자동화 도구로만 생각하지 말고, 창작의 파트너로 인식한다면, 우리는 더 나은 결과물과 더 안전한 창작 생태계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크리에이터로서의 윤리의식, 책임감, 그리고 지속적인 정보 업데이트가 AI 시대의 창작자에게 요구되는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 아닐까요?